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벽 783

 

 

 

성인이 우산 하나 들고 지나면 딱 맞는 폭이고

오랜 세월 동안 그 폭이 바뀌지 않았다.

50년 전,

골목은 길고도 길어서 그 끝의 동네는

마치 미지의 세상같은 느낌이었고

그 폭은 아이들에겐 충분히 광활했다.

숨바꼭질이며 공놀이며 뜀박질,

아이들의 웃음과 대화로

늘 시끄러웠던 기억이 난다.

이제사 생각해 보니 격세지감이다.

그 시절엔 골목마다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.